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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제 폐지되면 여성들에게 어떤면이좋아지나요
| 05.03.02 21:00
답변 1 조회 730
네티즌공감
질문 내용
득이 되는것과 실이되는 점은뭐죠
일촌 및 팬들에게 공감한 내용이 전달됩니다.


 
답변
님의 답변
05.03.02 21:13
답변공감
답변 내용
왜 호주제는 폐지되어야만 하는가?
고은광순(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준비위원)

한국은 1983년 5월 유엔 여성지위위원회에서 마련한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철폐에 관한 협약]에 서명하였고 1984년 12월 27일 2개항(제9조
여성 및 자녀의 국적관련조항, 제16조 혼인과 가족관계 관련 일부조항)을 유
보한 상태로 비준하였으며 이 협약은 1985년 1월 26일부터 국내법과 같은 효
력을 발하여 왔다. 위 유보내용중 제16조 제1항(다)(라)(바)호에 대한 유보
는 1990년 가족법개정에 의하여 1991년 3월 15일 철회되었고 국적관련조항도
최근 개정되었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제16조 제1항 (사)'가족성(姓) 및 직업
을 선택할 권리를 포함하여 부부로서의 동일한 개인적 권리를 보장할 것만이
국내법과 상치되어 유보중인 것으로 보인다.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의 원칙에 맞추어 협약 당사국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인간은 자유롭게 그리고 존엄과 제반 권리에 있어 평등하게 출생하며 성(性)
에 기인한 차별을 포함한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경제적, 사
회적, 문화적,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를 향유할 남녀의 평등권을 보장할 의
무를 지고 있음에 유의하고...여성에 대한 차별은 권리평등 및 인간의 존엄
성의 존중원칙에 위배되며,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조건하에 국가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및 문화적 생활에 참여하는데 장애가 되며, 사회와 가정의
번영의 증진을 어렵게 하며, 그들 국가와 인류에 대한 봉사에 있어 여성의
잠재력의 완전한 개발을 더욱 어렵게 함을 상기하고...국가의 완전한 발전
과 인류의 복지 및 평화를 위해서는 여성이 모든 분야에 남성과 평등한 조건
으로 최대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함을 확신하고...남성과 여성 사이에 완전한
평등을 달성하기 위하여는 사회와 가정에서의 여성의 역할뿐만 아니라 남성
의 전통적 역할에도 변화가 필요함을 인식하고...여성에 대한 차별의 철폐에
관한 선언에 명시된 제 원칙을 이행하며 이러한 목적으로 모든 형태 및 양태
에 있어서의 차별을 철폐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등이다. 그리고 한
국은 이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한국이 유보하고 있는
것은 제16조 제1항 (사)호의 '가족 성(姓)...등을 선택할 권리'만이 아니다.


1. 여성에게 사종지도(四從之道)를 강요하는 한국의 호주제

오늘 결혼식장에서 화사하게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하는 신부는 맞절을 하
는 신랑과 진정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헌법이 정한대로 신부와 신랑은
평등한 가족생활을 할 수 있을까? '절대로 못한다'가 바로 정답이다. 사랑
하는 신부와 신랑은 평등한 가족생활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왜? 법이 그것
을 막기 때문이다. 호주를 중심으로 편제하는 호적법이 바로 그 주범이다.

조선여인들에게는 삼종지도(三從之道)가 강요되었다. 어려서는 아버지, 결
혼 후에는 남편, 늙어서는 아들의 말을 듣고 좇으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
민국의 민법 제984조는 호주승계 순위로 (1)직계비속 남자, (2)가족인 직계비
속 여자, (3)처, (4)가족인 직계존속 여자, (5)가족인 직계비속의 처라고 규정
하여 21C를 코앞에 둔 한국의 여성들에게 사종지도(四從之道)를 강요하고 있다.

호주(戶主)라 함은 한 가정의 주인이라는 뜻이며 호주인 가장이 죽으면 1개
월 이내에 호주승계의 신고를 해야 하는데 그 승계의 순서가 직계비속 남자(
아들과 손자/ 아들과 손자는 결혼과 관계없이 가족이다.)→가족인 직계비속
여자(딸/ 딸은 결혼하면 가족이 아니다.)→처→어머니→며느리로 되어 있다.
호주가 죽으면 아들이 호주승계를 하고(아들의 나이와 출생순서는 전혀 문제
가 되지 않는다.) 외아들이 결혼해 아들을 남기고 아버지인 호주보다 먼저 죽
었다면 손자가 호주승계를 한다.(손자의 나이와 출생순서는 여전히 문제가 되
지 않는다.) 아들도, 손자도 없을 경우 비로소 결혼하지 않은 딸이 호주가 되
며 미혼의 딸도 없을 경우 비로소 처가 호주가 된다.

따라서 호주승계순서를 보면 한국의 법이 가족구성원의 중요도를 어떻게 규
정하고 있는지가 드러난다. 남편→아들→손자→딸→처→어머니→며느리로 이
어지는 호주승계 서열에서 보여지듯 어려서는 아버지, 결혼 후에는 남편, 늙
어서는 아들, 아들이 죽으면 손자의 말을 듣고 좇으라는 사종지도(四從之道)를
한국여성들에게 법으로 강제하고 있는 꼴이다. 오늘 결혼식장에서 화사한 웃음
을 짓고 있는 신부는 남편보다는 물론이고, 아들, 딸, 장차 수십년 후에 태어
날 자기의 손자보다도 가정 내에서의 법적 지위가 낮다. 이 땅의 '병적인 모
성찬양신화'는 이러한 법적 토대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한국의 민법은 '남편의 씨앗으로만 낳았다'고 생각하는 아들, 딸과
손자를 '피가 섞이지 않은 남'인 아내보다 우위에 둠으로써 유전(遺傳)에 관
한 무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여성을 대를 잇는 수단쯤으로 여기는 야만적 사
고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에게 적용되는 대한민국
의 민법은 이렇듯 철저히 여성에게 차별적이며 '비(非)가족적'이다.


2. 호주제는 여성에게 남편집안의 귀신이 되기를 강요한다.

호주제 중심의 호적법은 위와 같이 가족구성원간의 평등을 해쳐 가족생활에
서의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이라는 헌법(제10조) 원리이념에 어긋나기도 하
지만 또 다른 커다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니, 결혼한 여성에게 남성집안으로
의 편입을 강제하는 부가입적제(夫家入籍制)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호적제도는 호주를 기준으로 가(家)별로 편제하는 방법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호적법 제8조) 결혼한 여성은 호주로 되어있는 시아버지의 자부
(子婦)로 입적되거나 호주인 남편의 호적에 처로 입적한다. 만약 시아버지가
장남이었던 남편보다 늦게 죽었다면 시동생이 호주가 된다. 남편의 사후에
아이들과 함께 독립적인 주거공간에서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살더라도 호주였던
시아버지의 사후에 호주승계를 받게되는 시동생이 새로운 호주가 되는 것이다.
(남편이나 아버지가 없는 가족을 하나의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감정'
이 내포되어 있다.)

무릇 세상의 결혼이라는 것은 성숙한 남녀가 양가로부터 독립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인데 결혼한 한국의 여성은 남편집안의 하부구조로 편입됨
으로써 시집이라고 하는 남편의 집안에 복속하는 존재로 되어버리는 것이다.

얼마전 컴퓨터통신에 올라온 갓 결혼한 여성의 글에는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남편 할아버지의 제삿날이 친정아버지의 생신과 겹치기 때문에 이제는
아버지 살아 생전에 생신날 찾아뵐 수 없다는 한탄이 적혀 있었다. 상식적
으로 생각해보면 한번도 보지 못한, 돌아가신 배우자의 할아버지보다는 살아
계신 내 아버지가 소중하지 않은가? 그러나 결혼한 여성은 부가입적(夫家入
籍)때문에 순식간에 남편집안의 하부구조로 편입되어 남편집안의 행사에 누
구보다도 더 큰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물론 따로 호적을 독립한 둘째 아들
의 아내인 경우에도 '부가입적의 호적감정'은 이처럼 여성들을 남편의 집안
으로 복속시킨다. 힐러리나 오드리헵번이 자기 아버지의 생신에 참석하지
못하고 남편의 죽은 할아버지 제사준비를 하는 것이 의무처럼 부과된 세상에
서 사는 것을 우리는 상상할 수 있을까? (그러나 한국의 남성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시집을 왔으면 이제 '우리 집 사람'이 되었으니 당연히 친
정아버지 생신참여 보다 시할아버지 제사준비에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것이 여
자의 운명, 의무 아닙니까?")

많은 시어머니와 많은 며느리 사이에 여러 가지 갈등이 생기는 것 역시 시
어머니, 며느리 개개인의 인성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남자만이 중심이 되는,
자연스럽지 못한 '시스템의 문제'다. (시스템 공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은행의 번잡함이 순서표에 의해 일거에 해소되었다고 말한다. 남편의 집안과
아내 사이의 갈등도 호주제로 인한 부가입적제가 사라지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수 있다. 아니 발생할 소지가 없어진다. 물론 기득권을 가졌다고 생
각했던 사람들의 '빠른 감정정리'가 요구되긴 하지만 말이다. '내 집안에 들
어와 내가 길들여야 할 우리 집 사람, 우리 가문의 전통을 이어갈 책임이 있
는 사람, 아들을 낳아 대를 잇도록 해야 할 사람'이라고 하는 사고가 여성에
게 그간 얼마나 불합리하게 강요되었는지, 그것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폭력
적인 것이었는지가 곧 드러날 것이다.)

더욱이 부부가 이혼하여 아버지가 자녀에 대한 양육권과 친권을 포기하더라
도 자녀는 아버지의 호적에 남아있게 되므로 함께 사는 엄마와의 관계는 '동
거인'이 되어버리고 만다. 이럴 경우 자녀의 호적을 엄마의 호적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아버지의 사망 이후라도 엄마와 자녀는 호적에 함께 기록
될 수 없다. 남성은 혼인외 자녀를 낳더라도 아내의 동의 없이 자기의 호적에 올릴
수 있고 재혼을 하더라도 본인과 자녀의 호적이 문제되지 않지만 재혼하는 여성의
경우 남편의 호적에 자신
만 입적하게 되어 남녀의 차별은 그 자녀들에게까지도 다양한 형태로 발생된다.

결혼한 딸을 출가외인으로 만들어 버리고 가족안에서 여성을 2차적인 존재로
규정하는 법이 존재하는 한 사회에서의 남녀불평등도 해소될 수 없으며, 여아
감별낙태로 인한 성비불균형도 막을 수 없고 한국의 인간생태계 파괴는 앞으로
도 지속될 것이다. (1992년 현재 대구, 부산등 영남지역의 셋째아이 출생성비는
300:100(남:여)이다.-1994. 12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3. 호주제의 역사와 외국의 호적.

삼국시대의 호적이 국민에게 요역을 부과하기 위한 호구조사 정도였다면 고려
의 호적은 양반과 양민, 천민이라는 신분체제를 바탕으로 요역을 신분을 기초로
부과하였으므로 그 신분을 구분, 확인하는 기능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고려사
회는 모계도 상당히 중시하여 父母 모두를 호의 대표자로 택하였고 가족의 대표
자로서 배우자는 자녀보다 우선하였다. (양반의 호적은 요역을 면제받는 면역증
기능도 수행했고 상민의 호적은 징병이나 부역에 이용하기 위한 문서였다고도
할 수 있다.) 조선은 고려의 호적제도를 승계하고 수정 보완하였는데 그것의 목
적 역시 요역을 부과하고 신분을 확인 명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가부장
중심적인 유교의 영향으로 여계친족을 제외하는 등의 차별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현재의 호적법과 호적의 기준자를 호주로 삼는 호주제가 일본이 식민지배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한국에 이식한 제도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일제
는 식민지수탈을 효율적으로 행하기 위해 1911년 1차개정, 1922년 2차개정을 통
해 조선민사령을 공포하고 이에 따라 조선호적령을 공포했다. 호주는 출생이나
사망, 호주변경, 혼인, 이혼, 입양, 파양, 분가, 일가창립, 입가, 폐가, 폐절가
재흥, 부적(符籍), 거주이전, 개명, 친권이나 관리권 상실과 실권취소, 후견인의
취임, 경질과 그 임무종료 등 모든 신분관계변동을 신고하는 의무자로 규정하였
다. 일제는 호주를 통하여 '가(家)'를 파악하고 징병, 징세, 독립군 색출들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부계혈통을 이어가는 호주제는 조선초기에 중국에
서 전래한 종법제도와 결합하여 광복 이후에도 과거보다 더 강력한 가부장제를
이루는 제도로 확립, 정착되어 여성의 가족내 지위를 약화시키고, 남성에게 종
속적인 지위를 고착시켰다. 그에 따라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고 가족과 사회
에서 필요하다는 의식도 강화되었다. 남아선호관을 부추기고 어머니로서의 여
성지위도 더욱 약화시켰다. '여성은 가족이나 사회 속에서 2차적인 자밖에 될
수 없다'고 하는 인식은 이렇듯 일제가 조장한 '호적감정' 때문에 더욱 강화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호주제를 우리 나라에 이식한 일본은 1947년 '가(家)'제
도를 폐지하는 가족법 개혁으로 호적에 기록하는 가족범위를 부부와 그들의 미
혼자녀로 축소하고(3세대 호적금지) 호주제를 없앴다.)

중국은 당(唐)시대부터 '호구제도'를 설치하여 사법상, 공법상의 필요에 따라
운영하였고 중화인민공화국 건국후 1955년 치안유지와 도시인구 제한, 신분증명
의 목적으로 호적등기제도를 만들었다. 함께 사는 부부라도 동적(同籍)을 요구하
지 않는 것은 아내가 남편에게 일방적으로 종속하는 것으로 법을 정하는 것을 반
대하기 때문이라 한다. 혼인법 제8조는 '혼인등기후 부부 쌍방의 합의에 따라
아내는 남편가정의 일원으로 될 수 있고 남편도 아내 가정의 일원으로 될 수 있
다'고 되어있다. 또 친생자를 포함한 모든 자녀는 모친의 호구부에 출생 등기하
여 호구의 모계승계제를 택하고 있다.

독일의 호적부에는 출생부, 혼인부, 사망부, 가족부의 4종류가 있으며 가족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개개의 신분법상 사실을 공증하기 위한 것이고 가족부는 혼인부
의 기능을 계승한 것으로 부부의 부모, 국적, 자녀에 관한 사항이 기록된다.

프랑스는 사건별 편제방식을 채용한 출생증서, 혼인증서, 사망증서 등 세 가지
사건별 신분증서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외에 1954년부터 가족대장을 마련하여
신분증서를 갈음하여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철저한 사건별 편제제도를 택하여 신분기록부를 출생, 혼인, 사망으로
나누어 각각 기록을 작성하여 보관한다. 친족단위가 아니라 개인단위로 되어 있
으므로 가족집단을 한번에 알 수 없고 각각의 기록간에도 연결이 없다.

이렇게 친족단위로 편제하지 않는 외국의 호적제도는 단순히 신분공증이라는
행정상 목적만을 위한 것이므로 '호적감정', '차별'이라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
는다. (결혼후 관습에 따라 남편의 성을 따른다고 하여도 남편의 호적에 편입
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이 호적을 만드는 것도 아니므로 '남자 집안에의 종속'
또는 '정체감의 상실'등의 관념은 생겨나지 않는다. 더욱이 1991년 독일의 헌
법재판소는 결혼후 남편의 성(姓)으로 가족성을 만드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하
였고 자녀의 성도 부부의 합의로 정하도록 하였다. 이것은 유엔의 여성차별철폐
협약에도 들어있는 권고 사항이기도 하며 스웨덴, 덴마크 등의 나라들은 부부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무조건 엄마성을 따르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런 나라
들에서는 여아낙태란 상상도 할 수 없다.)


4. 왜 호주제는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는가.

조선초기 중국에서 전래한 종법제도는 조상숭배를 중심으로 한 일족(一族)의
통솔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사항은 조상제사였다. 따라서 조상
제사자는 동일남계혈족이어야 하고 조상제사주행자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사안
이었다. 일제의 식민지배이후 남성만이 될 수 있는 제사주행자=대를 잇는자=
호주라는 의식으로 정착했고 이러한 호주제도는 강력한 가부장제도를 형성하는
요소를 이루게 되었다.

호주제도가 이렇게 중국의 종법제와 일제가 창조한 일제시대의 군국주의적인
천황제의 이데올로기의 소산물인 일본구민법상 호주제도의 영향을 받은 외래적
인 제도일 뿐이고(김주수, 민법개론, 삼영사, 1994) 이로 인해 엄청난 남녀차별
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제도를 폐지하자고 하면 남성들은 "아예 남
자들 씨를 말려라! 말려!" 라거나 "호주제, 호적은 족보와 같아서 우리 혈통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대단히 귀중한 미풍양속"이라며 열을 내는 경우가 많다.
혹은 "최근 몇차례의 가족법 개정으로 호주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어 종이호랑이
같이 되었으므로 호주제의 폐지에 신경 쓸 것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 가문의 뿌리와 혈통'을 남자의 가계만을 기록하는 족보 또는
호적에서 찾을 수 있을까? 남자만이 씨를 생산하며 여자는 밭일뿐이라는 허구
에 가득찬 강박감에 매달리는 바보들만 사는 무식한 나라가 아니라면 이제 더
이상 국가가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만든 공문서인 호적에서 뿌리를 찾겠다는
생각은 그만두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아들 낳아 대 잇기'라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각각 절반의 씨앗인 난자와 정자와의 수정으로 아기가 탄생하는
이상, 나의 10대 조상은 210,=1024명, 20대 조상은 220=104만8,576명이 된다.
언제까지 나의 조상이 김수로왕이고 이씨 왕손이고 박혁거세라고 무식하게 우기
고만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의미도 없는 성씨에 집착하여 딸만 낳으면 성씨를
잇지 못하고 대를 끊어 조상에 죄를 짓는다고 일년에 3만명씩 골라 죽이는 '잔
인한 바보대행진'을 계속 할 것인가? (16C, 17C만 하더라도 40%의 조선인에게
성이 없었고 조선말에 들어서서 80%의 성씨가 급조되었으며 또 명문세도가인양
하기 위해 성과 본을 마구잡이로 바꾸기도 하였다.)

현재 중국에서는 사망하면 모두 화장하고 사후 1년~3년까지만 딸, 아들 구별
하지 않고 제사를 지낸다. 남성을 중심으로 위계적 서열을 매기기 위해 이름
에 집어넣었던 돌림자도 이미 중국, 대만에서는 쓰지 않으며 화교들도 쓰지 않
는다. 제사, 돌림자, 호주제 등은 모두 외래문화이며 우리에게 전수했던 자들
은 이미 모두 폐기해버렸는데 우리만 껍데기를 붙잡고 사는 셈이다. "우리의 고
유한 미풍양속을 수호하자!"라고 외쳐대면서 말이다.

호주제가 몇차례의 가족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폐지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이와 같은 유전에 대한 무지, 출생부터 사망까지 까닭 없이 성차별을 당하고
있는 절반의 인구를 차지하는 여성의 불행에 대한 무관심, 호주제를 폐지한
이후의 새로운 신분등기제도를 마련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정부 관계
자의 무능과 게으름 때문이다. 호주를 기준으로 삼는 호적법은 일부 사람들
이 생각하듯 '종이 호랑이'가 아니다. 엄청나게 광범위한 차별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내고 있지 않은가.


5. 호주제 폐지이후 호적의 개선방안

호적이 친족간의 위계질서 또는 관계를 공적으로 확인해주는 '공적인 족
보'라도 되는 양 착각하는 사람들은 호주제폐지를 '목숨 걸고 반대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외를 막론하고 호적, 신분등기서는 국가가 국민을 파악
하여 관리, 통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공문서이므로 이것에 목숨을 걸고
매달릴 이유는 없다. '성차별을 광범위하게 생산하고 있는' 현재의 호주 중
심의 호적제도는 기준자가 호주로 되지 않는 새로운 호적(신분등기제)을 통
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헌법 제10조), '가족생활에서의 개인의 존엄
과 양성평등'(헌법 제36조)이라는 헌법원리이념이 절대로 훼손되지 않는 내
용으로 빠른 시일내에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처럼 남편을 호주로 하고 신분행위(출생, 결혼, 이혼, 재혼, 입양, 사
망 등)때마다 입적, 제적, 복적을 반복하는 친족단위의 기록형식은 호주와 다
른 가족의 관계에서 주종관계를 나타내므로 헌법에 어긋난다. 더욱이 부계혈
통 친족집단인 '가(家)'를 기본적 단위로서 기록하므로 이혼한 여성, 혼인외
자녀를 낳은 여성, 혼인외 자녀, 재혼하는 여성과 그의 동거자녀 혹은 비혼
(非婚)의 남녀 등을 멸시하고 차별하거나, 전체여성을 '이등 인간'으로 취급
하는 등의 '호적감정'을 유발한다. 따라서 여성차별을 포함한 다양한 차별의
식을 없애고 현재 발생하고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가족단위를 존중하기 위
해서도 '가(家)'제도와 호주제도를 폐지한 호적제도를 만들 것이 요구된다.

한국여성개발원의 장영아 연구원은 [호적제도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여성개발원, 1996)에서 기본가족별 편제, 1인 1호적, 주민등록제도의
수정과 보완을 이용한 방법 등 세 가지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ㄱ)기본가족별 편제: 현행 호적제도에서 호주제를 폐지하고 가나다 순서
등 가치없는 기준에 따라 기준자(색인자)를 정하며(일본에서는 필두자
(筆頭者)라는 용어를 쓰며 구미의 나라들은 부부 둘 다의 성명으로 색
인을 만들고 있다.) 3세대 동적(同籍)을 금하고 부부와 친자는 동적한다.
국민감정에 순응한다는 장점은 있으나 사실혼가족이나 혼인외자녀, 재혼
가족 등에 대한 차별의식은 제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ㄴ)1인1호적: 우리에게 상당히 낯설지만 차별을 없애고 개개인을 존중한
다는 의미에서는 가장 이상적이고 발전적인 형태이며 미국을 비롯해서
유럽의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는 신분등기제도이다. 출생과 함께 개인호
적이 만들어지며 그 개인이 대표자가 되어 본인의 모든 신분사항(출생,
혼인, 이혼, 입양, 후견, 관리권, 친권, 사망, 실종 등)을 기록한다.
친족은 부모, 배우자, 자녀로 한정한다. (형제는 기록하지 않는다.)
복잡한 출,입적의 절차가 필요 없다는 것과 호적으로 인해 어떠한 차별
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은 현재 1인1호적을 추진 중
에 있다고 하며 북한도 1인 1호적 시스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ㄷ)주민등록제도의 수정과 보완: 신분을 공증, 기록하는 제도인 호적제도
와 주민의 거주이동실태를 기록하는 주민등록제를 수정 보완하여 합하면
현재의 호적제와 주민등록제의 이중적 국민등록제도를 지양할 수 있다.
국민들의 행정절차가 간편해진다는 장점이 있으나 개인정보가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상의 방안들은 물론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발전된 형태로 연구, 완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보듯 우리의 호적이 부계혈통을 바탕으로 하여 호주를 기준으로
'가(家)'를 단위로 편제되는 한, 광범위한 여성차별은 사라질 수 없다. 또한
가족 내에서 남녀차별이 존재하는 한, 사회에서의 여성차별철폐를 위한 노력도
실효를 거두기가 힘들다. '가(家)제도', '호주제'가 폐지되고 '부가입적제'
가 사라지는 둥 공문서인 호적에 의한 공공연한 차별이 사라지면 비로소 헌법이
추구하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이 실현되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최근의 가정폭력방지특례법의 제정에 대해서 고개숙인 아버지들의 목소리마
저 움추러들게 한다거나,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고발하고 아내가 남편을 고발
하는 등 가정의 파괴와 해체를 오히려 가속시킨다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
다.(조선일보 '98 6월 30일 팔면경, 7월 10일 이규태칼럼) 또 동성동본금혼
법의 위헌판결로 인해 '상피 붙을 것'이 염려된다는(중앙일보 '98. 7. 13. 권
오흠) 글이 눈에 띄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오랫동안의 수직적 위계질서 문화
에 길들여져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거나, 수평적 민주질서에서
나타나는 아름답고 건설적인 힘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걱정으로
보인다.

남녀의 평등이 보장된 북구의 사회가 죽도록 일하지 않아도 꾸준히 성장하는
이유는 차별을 거부하고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문화를 가꾸어 왔으므로 '부
정부패' 등으로 발생하는 누수현상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혈연, 지연, 학연에 따라 형성되는 일차적이고 원시적인 '끈끈함'에 매달리지
않을 때, 우리를 억압하지 않고 풍요롭게 하는 '전통'들을 만들어낼 때, 공정
함이 보장된 법에 따라 남녀가 평등하고 각 개인이 차별을 받지 않는 사회를
일구어낼 때, 우리 사회 전체의 에너지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http://antihoju.jinbo.net
 
기타 내용은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출처 : http://antihoju.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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